그동안 나는 어둠의 경로로 Silk Labo의 작품을 보곤 했다. 독보적이었던 스즈키잇테츠의 뒤를 이어 신인들이 꾸준히 데뷔하고 있다. 여러모로 높아진 퀄리티에 소장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번 일본여행에서 DVD를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근데 어디서 사야 하지??

Silk Labo DVD 판매처

이번 도쿄여행의 가장 큰 목표는 여성향 AV의 대표 Silk Labo의 DVD를 사는 것이었다. 구글검색으론 구매처를 찾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Silk Labo 공식사이트보다 블로그와 트위터가 소식이 빠르고 상세했다. 트위터를 보니 DVD발매이벤트를 한다는데.. 날짜가 딱 여행기간 중이었다.

블로그를 들어가니 상세내용이 나와있었고, 대략 DVD를 사면 악수와 사인 그리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DVD 한 장에 4000엔 정도로 꽤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충분히 구매할 의사가 있었다. 과연 나처럼 AV배우의 사인회를 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실천해 보기로 했다.

DVD 발매 이벤트 상세 내용

블로그에 나와있는 아벤트 장소는 SOD본사 3층 스튜디오. 신나카노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으며 건물은 저렇게 정숙하게 생겼다.

관광객이라곤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건물로 들어가니 프론트에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이벤트 때문에 왔냐고 물어보셨다. 그렇다고 하니 3층으로 가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3층에 가니 신발이 일렬로 정리되어 있고 여자사람 30여 명과 배우들이 있었다. 굉장히 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여권을 놔두고 온 관계로 한국의 주민등록증으로 성인인증을 하고 번호표를 받았다. 옆 테이블에 DVD가 깔려있었고 신중히 고르기엔 조금 부끄러웠기에 아무거나 2개를 골랐다. 결제는 현금으로 하였다.

번호대로 줄을 세우더니 사인을 시작했다. 배우 한 명 씩 악수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사인을 받는 식으로, 한 사람당 몇 초씩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아이돌 못지않은 능숙함이었다.

사인을 받는 사람 중엔 사인집?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이 세계에선 아이돌급 인기인 것 같았다.

사인을 다 받고 난 후 다시 번호대로 줄을 서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은 본인의 핸드폰으로 스텝이 찍어준다.

좋아하는 배우 한 명을 골라서 찍을 수도 있고 단체로 찍을 수도 있다. 사진을 찍을 때 할 수 있는 포즈를 예시로 보여주는데 유교걸인 나는 컬처쇼크를 받아버렸다. 동시에 배우들의 엄청난 프로의식에 경외감이 들었다.

나는 가장 평범한 단체샷으로 주문. 쭈뼛쭈뼛해도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그냥 웃기만 하면 된다. 마치 원래 알던 친구처럼 친근하게 찍어준다.

신기한 건 본인이 맘에 안 든다고 하면 다시 찍어주신다는 것. 철저하게 고객의 니즈에 맞추는 프로정신이 돋보였다. 그러나 대부분 한방에 오케이 하며 수줍게 감사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직원들이 정말 정말 친절했고 SOD로고 앞에서 기념사진을 부탁드렸는데 무려 연사로 한참 찍어주셨다. 극E들만 근무할 수 있는 곳인 듯하다.

나도 여기에 취직해서 덕업일치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여행을 다녀와 주변인들에게 이 경험을 말해주니 다들 매우 흥미로워했다.

이벤트는 수시로 하는 것 같으니 여행 중 시간이 맞다면 한 번쯤 가보는 것도 너무나 재밌을 듯하다.